1. 먼저 자신을 소개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김도희입니다. 4년차 변호사이고, 현재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에서 일하고 있어요. 이렇게 만나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2. 정신장애, 정신보건법, 복지법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신장애를 접하기 전에 장애쪽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이미 많은 변호사님들이 장애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시고 당사자인 변호사님들도 늘어나고 있었으니 제가 설 곳이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2014년 겨울, 책 한권을 읽게 되었는데 그게 정신장애인 공동체에 관한 책이었어요. 그러다 속된 말로 ‘꽂히게’ 됐죠. 또 그때 하필이면 의무연수로 장애인법을 들었는데 그때 정신장애쪽에서 계속 활동해오신 공감의 염형국변호사님을 만난 거에요. 변호사님께 그 책 이야기를 신나게 떠들어댔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염변호사님이 정신장애인 당사자, 사회복귀시설 종사자, 정신장애인 가족, 장애인단체 활동가 등이 모이는 자리가 있는데 함께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주셨어요. 기쁜 마음으로 ‘정신보건법 바로잡기 공동대책위원회’(현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추진 공동행동’)에 참석을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시작된 거죠. 3.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없었나요? 있었다면 편견을 버리게 된 계기가 있나요? - 편견은 딱히 없었어요. 늘 편견이나 예단을 경계하자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무지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네요. 지금 생각난건데, 제가 초등학교를 경기도 수원에서 다녀서 근처에 있는 놀이공원을 자주 갔는데 가는 길에 ‘용인정신병원’쪽을 지나갔거든요. 너무 외딴 곳에 있어 왜 병원이 사람들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까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물론 주변에 정신병원은 무서운 곳이라는 막연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기는 했지만 제가 어릴 때부터 높은 곳을 제외하곤 겁이 별로 없었거든요. 실제로 정신장애인을 본 적도 없어서 그런지 딱히 신경쓰이지 않았어요. 요즘에는 여러 드라마에서 정신장애를 다룬다고 하는데 드라마도 잘 보지 않아서... ‘모르는 게 약’이 된 걸까요? 하하. 4. “내가 생각하는 정신장애인은 어떤 사람이다”? - 베델의 집에 갔을 때 한 당사자분이 말씀하셨어요. “일반인(비정신장애인)들은 피곤해. 앞뒤가 다르거든. 우리는 그렇지 않잖아?” 제가 겪은 정신장애인 당사자분들도 그랬어요. 마음속 이야기를 가감없이, 꾸밈없이 그대로 하시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게 정신장애인은 ‘솔직한 사람’입니다. 또 하나, 공대위 활동을 시작하면서 정신질환의 증상부터 당사자들의 빈곤과 욕구, 정신병원이나 요양시설의 현황, 정신보건법과 장애인복지법 체계, 정신보건센터나 사회복귀시설 실태, 재정의 흐름와 분배, 당사자들이 병원이나 시설에 갇힐 수밖에 없는, 혹은 지역사회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 등을 알게 되었어요. 너무나 안타까웠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바꿔나가야 할 것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점에서 정신장애인은 제게 ‘할 일을 주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5. 인권 변호사가의 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대학 시절부터 시민사회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원활동이나 인턴쉽을 하기도 했고요. 굳이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사회를 변혁하는 일’을 하고 싶었죠. 졸업 후 바로 NGO에서 활동하려다 무기하나를 더 들고 가자는 생각에 변호사자격증을 취득했을 뿐 달라진 건 없습니다. 아, 그 때는 성소수자나 이주노동자에 관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정신장애인과 홈리스 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점도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일 수 있겠네요. 지금은 물론 제 선택에 매우 만족하고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6.베델의집을 방문한 소감을 말해주세요 - 자세한 이야기는 비마이너 기사를 참고해 주시고요^^ 한 가지 빼먹은 것이 있는데, 현재 베델의 집이 위치한 우라카와 지역에는 폐쇄병동에 입원한 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에 그 말씀을 듣고 저는 소름이 돋았는데요. 한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일본도 전국적으로 보면 강제입원이나 장기입원 문제가 심각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무엇보다 최소한으로 약을 처방하고, 최대한 정신장애인을 지역사회로 내보내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는 베델의 집 주치의, 카와무라선생님(전 우라카와 적십자병원 정신과 전문의)의 공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문에 카와무라선생님은 더 이상 정신과 전문의가 필요없어진 적십자병원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오게 되었고, 적십자병원 근처에 정신장애인 주간이용시설을 겸한 작은 진료소를 개원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진료소의 문을 연 순간 그동안 가 본 정신병원들과는 달리 매우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에 놀랐어요. 그도 그럴것이, 진료소의 가구나 집기, 심지어 의자하나도 처음에는 구비하지 않았다고 해요. 왜냐고 물으니, 실제로 이용할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그들이 원하는 가구나 집기를 들이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렇게나 다르구나, 그래서 베델의 집이 가능했구나 싶었지요. 병원 한쪽에서는 식사준비에 한창이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티스트와 함께 당사자들이 미술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곳 뿐 아니라 미술활동을 통해 당사자들의 회복을 돕고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베델의 집에 다녀 온 소감이요? 우라카와처럼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정착해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 편안하게 당사자를 배려하는 병원의 모습, 그런 모습을 한국에서도 하루 빨리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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